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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사회의 아픔을 노래하다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8년12월06일15시42분31초
  • 조회수 : 16

보도날짜 : 2018.11.11
보도처 : 대학신문
URL 주소 :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8800

 

사이렌 소리와 함께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른 무대 위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듯 기침 소리를 낸다. 하지만 무대를 가득 메운 이 기침 소리는 배우의 것이 아니다. 지난 7일(수)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막을 올린 극단 ‘난파’의 뮤지컬 ‘미세먼지’는 농아인들과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음성 통역사들의 작품이다.

기득권자들이 일인시위에 나선 ‘서민’의 옆에서 빈부격차의 정당함에 관한 노래를 부르며 그녀의 가난을 질타하고 있다. (사진제공: 극단 난파)

극은 정부가 미세먼지의 원인을 자의적으로 규명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정부는 숲과 공원 등 자연 속에 사는 미생물을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강경 대응에 나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와 기업은 가난한 국민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몰래 이익을 챙기기 바쁘다. 정부는 공원을 없앤 자리에 기업을 위한 공장을 세우고, 더 많은 세금을 위해 평소 소비되던 가스양의 10배를 사용하길 강요하는 정책까지 내세운다.

“불쌍하다고 여길 필요도 없다”

“빈부격차는 가장 정당한 격차”

정부의 탄압에 돈 없는 국민들은 설 자리를 점점 더 잃어간다. 주인공 ‘장서민’은 동생 ‘장수민’이 가스 정책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잡혀가는 모습을 보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기득권자들은 일인시위를 벌이는 서민을 둘러싸고 그의 가난을 질타할 뿐이다. 노랫소리와 함께 어둡게 내려앉은 조명 아래 서민은 외로이 앉아 있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부자들은 그를 둘러싸고 위협적으로 내려다본다.

“정부가 국민이 살기 좋은 사회, 깨끗한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나는 정부에서 일하게 됐다······. 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다.”

홀로 투쟁하는 서민을 보고 ‘박직원’은 그동안 정부에 맹목적이었던 자신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포장마차에서 술 한 모금과 함께 한숨을 내쉬듯 말하는 장면에선 그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드러난다. 직원은 기득권자의 명령에만 행동하던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 보며 반성하기 시작한다. 그는 서민이 동생 수민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로 마음먹는다.

‘미세먼지’엔 돈과 권력에 눈먼 사람들과 살기 좋은 사회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의 대립 구도가 존재한다. 정부와 기업은 돈만을 추종하며 가난한 이들의 노동을 착취하지만,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이 잘못됐음을 논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이 대립 구도엔 서서히 균열이 인다. 명예만을 위해 살았던 기업 소속 직원 ‘이서라’ 역시 어릴 적 친구였던 서민을 보며 정부와 기업이 얼마나 강압적이었는지 깨닫고 자신의 가치관을 되돌아본다. 성찰 끝에 그는 정부와 기업의 만행을 국민에게 밝힘으로써 새 정부를 수립하는 데 발판을 마련한다.

국민에 의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며 뮤지컬 ‘미세먼지’는 막을 내린다. 새로운 정부가 환경과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을 발표한 후, 공장이 가득했던 공간은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는다. 이는 우리 사회의 힘 없는 구성원들의 기대와 맞물려있다. 국민의 의견이 무시당하지 않고 마침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장면은 진정 우리 사회가 바라는 바기 때문이다. 관객 정승윤 씨(22)는 “우리 사회가 정부와 기업에 원하는 점이 뮤지컬에 투영된 것 같아 후련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뮤지컬 ‘미세먼지’는 농인과 청인, 수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그 차이를 넘어서 모두에게 열려 있었다. 농아인 배우들이 표정 연기와 수어로 의미를 전달할 때마다 음성 통역사들은 그 의미를 생동감 있는 목소리로 전달하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뮤지컬을 처음 접한다는 조명훈 씨(27)는 “수어를 잘 몰라 솔직히 기대보다는 이 극을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지만, 배우들의 풍부한 표정과 음성 통역 덕분에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며 웃어 보였다. 또한 배우들은 음성 통역사의 손짓을 통해 들리지 않는 노래에도 완벽히 박자를 맞춰 공연을 선보였다. 이태영 씨(25)는 “배우들이 음악에 맞춰 함께 안무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들여 노력했을지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감상을 전했다.

‘미세먼지’는 나약해 보이기만 했던 사회적 약자들이 결국 사회를 바로잡는다는 이야기를 우리 사회의 소수자 농아인들만의 언어로 표현했다. 극 속에서 약자들이 이뤄낸 사회적 변화와 극 밖에서 쉼 없이 노력한 농아인 배우들이 완성해낸 공연은 관람객 모두에게 성취의 가치를 가슴 뜨겁게 전달한다. ‘할 수 있다’는 뜻의 극단 ‘난파’라는 이름에 걸맞게 창작 수어 뮤지컬 ‘미세먼지’는 귀가 들리지 않아도, 말을 하지 못해도 전할 수 있는 멋진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장한이 기자  hanyi0201@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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