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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손이 빛나고 있어
18-12-06 01:52 616회 0건

보도날짜 : 2018.12.05
보도처 : 경기뉴스통신
URL 주소 : http://www.kyungginews.com/news/article.html?no=73931

 


(경기뉴스통신) 지난 11월, 대학로에서 한 뮤지컬 공연의 막이 올랐다. 음악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배우들의 바쁜 손짓에 눈길이 간다. 이들은 농인으로 구성된 농인 창작수어뮤지컬 극단 ‘난파’의 배우들이다. 배우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농인의 언어인 수어로 연기하고 노래한다.



흔히 들리지 않는 사람을 청각장애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청인들이 구화로 말하듯 농인들은 수어로 말할 수 있다. 고로 들리지 않는 것을 장애라고 여기지 않는다. 이들은 그냥 수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보통 사람, 농인(聾人)이다.


착한 얼굴에서 못된 얼굴로 돌변해야 하는 여주인공역을 맡은 이주림 씨. 고3 때부터 제약회사 생산팀에서 일해온 그녀는 퇴근길이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 일을 계속 해야 할까?” 퇴근 버스 안,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가사가 정확히 들리지는 않지만 음악의 감성은 온전히 느끼는 그녀, 어느 날 주림 씨는 지금의 길을 벗어나기로 마음먹는다. 그것의 시작은 뮤지컬 배우로서의 도전이었다.



독한 배역을 맡아, 관객들로부터 “아주 나쁜 놈”이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는 김승수 씨. 그의 본 직업은 영상편집자다. 이번 난파 10기 공연 예고 영상을 직접 만들었는데,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렸다. 승수 씨의 꿈은 영화감독이다. 한때 그는 청인에게 받은 상처로 농인인 자신의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렀고, 지금 그는 농인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든다.




농인 창작수어뮤지컬 극단 <난파>의 연출가인 김지연 씨. 그녀는 농인인 부모에게서 난 농인 자녀로, 그의 가족은 ‘데프 패밀리(Deaf Family)’다. 갓난아기 때부터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어를 습득한 지연 씨에 따르면, 그녀는 옹알이를 수어로 했다. 수어 고유의 호흡과 감성을 지닌 수어시(手語詩) 그리고 수어 랩을 구사할 수 있는 건, 그녀가 데프 패밀리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이다. 2년 전, 난파의 연출을 맡은 지연 씨는 2018년 가을 두 번째 공연을 무대에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춤, 노래 어느 하나 쉬운 건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든 건 연출가로서의 무게를 견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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