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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청각장애인’ 네일아티스트 김유진, "귀보다는 고객과 마음으로 만나요"
20-03-30 15:14 1,824회 0건
-2살 때 감기로 청각장애 2급 판정
-네일아티스트로 근무하는 청각장애인 30명 넘어
-코로나19로 고객들 발 뚝 끊겨
-사람들에게 희망전도사 되고 싶어

김유진씨가 턱에 손을 대고 있는 제스처를 통해 '고객에게 어떤 색깔을 고를 것인지' 수어로 물어보고 있다.(출처: 오성주 기자)
[뷰티헬스신문 오성주 기자]

네일아트는 손톱, 발톱 등을 깨끗이 손질해 매니큐어를 바르거나 그림 또는 액세서리 등으로 장식하여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게 하는 뷰티 업무이다.

섬세하고 창의적인 업종이고 소통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찾아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청각장애가 있음에도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주는 네일아티스트 김유진씨(33)를 만났다.

그는 2살 때 감기로 인해 청각장애 2급을 판정받았다. 8살 때 1년 동안 발음교정을 받았는데 피나는 연습 덕에 어느 정도 말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지금도 샵에서 고객과 의사소통할 때는 상대방의 입모양을 보며 읽고 네일아트 시술을 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열심히 일하는 김유진 네일아티스트는 사람들에게 희망전도사이기도 하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쓸 때 단 한사람, 수어통역사는 마스크를 쓸 수 없다. 얼굴과 표정, 입 모양 등이 잘 보여야 정확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유진씨도 고객들과 소통할때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지만 수어를 통해 소통하기도 한다. 때로는 수어가 습관이 되서 말할때 수어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네일아트를 배우게 된 계기는

청각장애인 김유진 네일아티스트는 20대 때 사무직, 아르바이트, 카페 등 여러 직장을 근무했고 듣지 못하는 장애 차별로 마음고생이 많았다. 20대 후반 방황하던 중 아는 언니가 네일아트를 배워보라고 권유했고 네일아트 양성교육을 통해 시험에 도전했다.

네일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니, “아!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고 열심히 배워 지금은 전문 네일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김유진 네일아티스트는 ‘청각장애인 네일아트 양성교육’에서 네일 강사와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어 배움에 불편함이 없이 과정을 마쳤다(출처: 오성주 기자)
▲네일아트 배우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일산직업능력개발원(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의 직업교육과 직업 재활을 양성하는 곳이다. 이곳은 ‘청각장애인 네일아트 양성교육’을 통해 네일 강사와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어 있어 김유진씨는 배움에 불편함이 없이 과정을 마쳤다.

▲현재 네일샵이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하던데

현재 운영 중인 네일샵은 시립서대문농아인복지관과 서대문구청이 함께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이 되었다. 네일샵은 행정적인 부분이나 시설관리 측면에서는 이 두 기관의 든든한 지원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이 운영 중이다.

김유진씨는 다만 청각장애가 있어 전화를 받을 수가 없다며 고객들에게 가능한 카카오톡을 권해 문자로 서비스 상담이나 예약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끔 고객 시술의 연속적인 번복, 당일 예약 변경 같은 경우는 힘들기도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응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일샵 하면서 좋은 점, 변화된 점이 있는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금방 질리는 편이다. 하지만 네일아트는 늘 새로운 디자인으로 고객에게 시술한다. 여기서 큰 만족감이 있고, 이를 위해 항상 유튜브나 다양한 교육자료를 보면서 연구하고 연습을 반복한다. 김유진씨는 네일아트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며 기죽어 있는 나를 당당하게 변화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시술을 하다 보면 샵이 조용해지는데, 성격상 조용해짐을 못 참는 편이라며 네일 시술을 하는 중간중간에 고객들 눈을 보고 뷰티, 시사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건네고 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샵에 재방문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웃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없나

코로나19가 심각 단계에 접어들면서부터 고객들의 발이 뚝 끊어진 게 현실이다. 네일샵 뿐만 아니라 헤어샵, 피부관리샵 등 전국 미용 관련 샵들도 운영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코로나19가 얼른 잠잠해져 예전처럼 네일 시장이 활성되기를 바란다고 그는 말했다.


네일아티스트로 근무하는 청각장애인은 대략 30명이 넘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일반샵이 아닌 회사 사내 샵에서 근무하는 편이다. 김유진씨가 고객에게 네일아트 시술을 하고 있다(출처: 오성주 기자)
▲네일 또는 같은 뷰티 계열에서 활동하는 장애인이 주위에 있나

네일아티스트로 근무하는 청각장애인은 대략 3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일반샵이 아닌 회사 사내 샵에서 근무하는 편이다. 김유진씨는 이러한 배경은 아직 일반적인 네일샵에서 장애인이 네일아티스트로 근무하기에는 인식이나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앞으로는 사내샵 뿐만 아니라 일반 네일샵의 근무환경이 개선돼 장애인 뷰티메이커들이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네일아트 및 미용 뷰티업계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전할 메시지는

김유진씨는 네일아티스트는 꼭 미술이나 디자인 관련된 전공이 아니어도 ‘세심함’, ‘집중력’이 있다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직업이라며, 음식도 여러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만들어보는 경험이 중요한 것처럼 네일도 미용도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다양한 경험과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향후 네일아트 관련 목표 또는 계획은

김유진씨는 샵에서 일을 하며 미용 분야에 욕심이 생겨 지난해 가을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뷰티건강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특강과 강의를 들으면서, 네일아트의 길이 바뀐 것 같다며 청인(비장애인)과 청각장애인들에게 네일아트의 매력을 알리고 희망전도사가 되고 싶다. 뷰티 및 네일아트 관련된 강사 활동을 하고 싶다며 미래의 계획을 밝혔다.

오성주 기자 ojm10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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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뷰티헬스신문(http://www.bhealt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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